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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사용량 감축을 위해 제시된 해외의 솔루션들

비즈니스 스터디

일회용품 사용량 감축을 위해 제시된 해외의 솔루션들 허스키&카울리
국내 일회용 컵 관련 정책이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가운데,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일회용 컵의 사용량을 줄이고자 정부는 올해 중반부터 보증금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카페 점주들에 많은 부담이 가해지는 방식에 반발이 일며 시행이 미뤄졌다. 결국 올해는 세종, 제주 지역에서만 보증금제를 부분 시행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여러 시민단체의 비판이 일고 있다. 국내 일회용 컵 관련 정책이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가운데,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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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교환 시스템을 운영 중인 허스키

 <커피스니퍼>, <펠트커피>, <어나더룸>, <센터커피> 등의 카페에는 공통점이 있다. 매장 내에서 동일한 컵을 사용한다는 것. 매년 수만톤 이상 버려지는 생두 껍질로 만든 ‘허스키Huskee’ 컵이다.

2017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첫 선을 보인 허스키컵은 그간 폐기물로 여겨졌던 생두 껍질을 활용해 제작한 점과 더불어 내구성, 디자인 등 여러 부문에서 호평받았다. 한국에 제품이 소개된 건 2018년. 여러 산업을 아우르는 유통 회사 ‘KD&G’를 통해 국내에 들어왔고 매년 제휴 카페를 확대해가고 있다. 친환경적인 면도 훌륭하지만 허스키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허스키 스왑Huskee Swap’이라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컵 교환 시스템’으로 허스키 컵을 하나라도 보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에서 ‘허스키 스왑 멤버’로 인증받으면 허스키 제휴 매장(이하 스왑 로케이션)에서 허스키 컵에 메뉴를 받아 갈 수 있다. 자신의 컵을 챙겨 가 교환하는 것도 가능한데, 컵이세척되지 않은 상태여도 괜찮다. 만약 컵을 들고 나오지 않았더라도 인증 내역만으로 카페 내 허스키 컵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스왑 로케이션만 충분하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번거로울 것이 없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안된 방식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스왑 시스템은 미국, 시드니, 영국, 캐나다, 헝가리 등 여러 국가에서 원활히 운영되고 있으며, 스왑 로케이션은 실제로 일회용 컵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허스키 측의 설명이다. 다만 우리나라엔 스왑 시스템이 아직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않았다. KD&G 최준호 팀장 은 “국내에서는 아직 이를 도입하기 어려운 단계다. 고객이 세척되지 않은 컵이나 손상된 컵을 교환해가면 카페 점주에게 부담이 생기므로 적절한 보상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에 관한 해결방안을 모색 중인 단계”라면 서 “다만 스왑 시스템의 취지가 좋다며 대기업에서 이를 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논의 중이다. 큰 기업에서 움직이면 좀 더 일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라고 이야기했다.



공급자의 부담까지 덜어낸 카울리

 영국 기반의 제조업체 ‘카울리Cauli’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이곳은 케이터링으로 인해 발생하는 무수한 일회용 용기의 재사용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회사 다. 포장 폐기물을 줄이고자 400회까지 재사용이 가능한 도시락 용기의 대여 및 반납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은 전용 앱을 설치해 가입하고, 제휴 매장에서 주 문할 때 포장용기로 카울리박스를 선택한다. 다음으로 앱에서 픽업 QR코드를 스캔하고 1파운드의 보증금을 결제한다. 용기를 다 사용하고 나면 가까운 전용 키오스크를 찾아 QR코드를 스캔한 뒤 반납하면 된다. 일 주일 안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고, 기한을 초과 하면 5파운드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방식이다.

용기 세척은 카울리박스에서 진행하므로 고객이 따로 설거지 할 필요가 없다. 또한 많은 사람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고객이 용기를 제때 반환하면 로열티 포인트를 지급해 제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울리박스는 이러한 시스템으로 ‘UK테크뉴스Tech News’에서 영국 식품 산업을 혁신한 10대 스타트업으로 선정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9년 설립된 이래 2022년 7월까지 1만 6,907개의 일회용품 매립을 방지했다고 밝혔다. 3,991kg의 탄소를 절감한 것과 같은 수치다. 최근에는 ‘카울리컵CauliCup’까지 출 시해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완전히 재활용 가능한 100% 폴리프로필렌으로 제작 돼 카울리박스와 마찬가지로 400회까지 재사용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허스키와 카울리는 공급자와 소비자, 특 히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함을 알 수 있다. 현재 정부에서 제시하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방식은 그렇지않다. 점주는 컵의 회수를 위해 일회용컵에 바코드라벨을 일일이 직접 부착하고 보증금과 처리지원금, 라벨비용을 납부해야 한다. 소비자 또한 컵을 세척해서 반환하는 것이 원칙이다.

환경 보호를 위해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이지만, 그 부담이 커서 지속가능하지 못 할 정도라면 정책이 시행돼도 안 돼도 문제다. 끝없이 표류중인 일회용컵 규제가 보다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길 바라본다.

 월간커피
사진  월간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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