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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커피 리뷰 – 게샤 & 게이샤1

비즈니스 스터디

2월의 커피 리뷰 – 게샤 & 게이샤1 꼭 기억해야할 게이샤
<원더룸>은 정답이 아닌 경험을 쌓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유튜브 라이브 '원더룸 위클리 커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커핑 중 특별히 좋았거나 꼭 언급하고 싶은 커피 샘플들을 월마다 추려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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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파나마와 그 주변국 산지에서 어떤 커피보다도 대단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게이샤. 커피 애호가들에게 '당신이 애정하는 커피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아마 게이샤는 빠지지 않고 언급될 것입니다. '게이샤(Geisha)' 혹은 '게샤(Gesha)'라고 불리는 이 커피는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가장 비싼 커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게이샤는 1931년 에티오피아 남서쪽에 위치한 벤치 마지(Benchi-Maji) 지역 게샤 마을의 커피나무 숲에서 수집된 품종으로, 1932년 케냐로 전파되어 키탈레센터에 의해 아비시니아 게샤(Abyssinia Gesha)라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1936년 게샤 씨앗으로부터 발아된 싹은 우간다의 '콴다 기지'와 탄자니아의 '라문구 기지'를 거쳐 코스타리카 '열대농업연구고등교육센터'로 전해져 'T2722'라는 품종 번호로 등록되었습니다. 게이샤는 커피녹병에 내성이 있다는 강점이 있었기에 1963년 돈 파치 세라친에 의해 파나마 전역으로 전파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지가 잘 부러지고 생육이 느리며 수확량이 적었기에 당시엔 농부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샤의 본격적인 유명세는 2005년 베스트오브파나마 경매에 참여한 보케테지역 피터슨가문의 농장 라 에스메랄다를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이 농장의 게이샤는 등장과 동시에 최고의 커핑 점수와 낙찰가 기록(파운드당 21달러)을 경신했고,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Rosters Guild Cupping Pavilion' 부문에서 2005년에서 2007년까지 3회에 걸쳐 연달아 우승하며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급기야는 2007년 5월 29일 열린 경매에서 파운드당 130달러라는 커피 경매 역사상 최고 낙찰가를 기록하며 '컵 안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라는 극찬과 함께 신의 커피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해마다 낙찰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게이샤는 최근에 열린 파나마 엘리다 농장의 자체 옥션에서 1kg당 천만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낙찰되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온두라스 핀카 산타 루시아 라 카소나 워시드 게이샤
2019년 온두라스 컵오브엑설런스(이하 CoE)에서 우승을 차지한 산타 루시아 농장의 워시드 게이샤입니다. 희소하고 특별한 향미의 커피를 주로 소개하는 '커피미업'에서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이 게이샤는 2019년 CoE에서 94.84점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우승하며 '갓두라스'라는 재밌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 원더룸 최종점수 : 91.42 점
- 테이스팅 노트 :
명하고 향긋한 베르가못과 재스민의 꽃향기가 한 다발의 부케처럼 풍성하고 복합적이다. 달콤한 꿀과 사탕수수의 아로마 사이사이 스파크링 와인의 아로마가 스며 있어 더욱 완성도 높은 워시드 게이샤의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진하게 우려낸 얼 그레이 홍차에 사탕수수 시럽 혹은 꿀을 넣은 듯 화사한 꽃향기와 함께 퍼지는 달콤함이 비단결처럼 매끄러운 질감으로 번져나간다. 화사한 시트러스류의 산미가 다채로운 플레이버들 중심에서 좋은 밸런스를 조율하며 클린하고 달콤한 여운이 감미롭게 지속된다.


콜롬비아 라 네그리타 레드 게이샤 내추럴 무산소 발효
콜롬비아 커피를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카페노갈레스'에서 소개하고 있는 게이샤입니다. 농장주 마우리시오 샤타는 파나마 이외의 산지에서 게이샤 특유의 폭발적인 향미를 얻어내기 위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연구하고 자본을 투자한 흥미로운 인물. 그의 농장은 일교차, 강수량, 땅의 양분 등 다양한 환경적 요소를 파나마 게이샤가 재배되는 환경과 거의 일치하는 곳에 자리잡았습니다. 이 특별한 게이샤는 스테인리스로 만든 프로세싱 탱크에 포도산을 첨가하고 탱크의 온도, 압력, 산소 함량 등을 미세하게 조정해가며 무산소 발효 처리를 합니다. 그 뒤엔 무균실에 가까운 상태의 암실에서 외부 자극과 향미 손상 없이 섬세한 건조 과정으로 마무리 합니다. 말 그대로 각별한 노력이 들어간 보석같은 커피죠.

- 원더룸 최종 점수 : 91.49 점
- 테이스팅 노트 :
라벤더, 아카시아꿀, 향긋한 라즈베리 향과 함께 터져 나오는 강렬하고 복합적인 꽃향기가 놀랍다. 자두와 석류, 열대과일 농축액 같은 녹진한 단 향이 매끄럽게 초콜릿의 아로마로 연결되는 풍성함을 보여준다. 플레이버 전반에 걸쳐 향긋한 라벤더 꽃향기가 잔뜩 베어있으며, 생동감 넘치게 쥬시하고 밝은 산미톤이 자두, 체리, 석류와 다양한 열대과일을 한데 모아 농축시켜 놓은 듯 꿀처럼 녹진하다. 선명하고 강렬한 단맛이 인상적인 와인과 과일 맛 초콜릿의 미들노트를 심어놓고 안정감 있게 전개되며, 힘 있게 지속되는 플로럴한 여운이 매우 훌륭하다.


이번에 소개한 게이샤는 꼭 기억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놀라운 향미의 커피를 찾는 애호가라면 반드시 한 번쯤 맛볼 만한 가치가 있는 커피들입니다.
다음 편에서도 흥미로운 커피 리뷰로 찾아오겠습니다.


 월간커피
사진  원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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